프레노스는 어느날 문득, 별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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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그렇게 특이한 일은 아니었다. 그는 언제나 별을 좋아했으므로.

다만 이번에 다른 점은, 좀 더 멀리까지 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금의 그의 곁에는 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존재가 있었으므로.

 

"...별을...보고, 싶어... 시간...비워놔."

 

통보. 그것으로 족했다. 그는 이렇게만 말해도, 어째서인지 무척, 무척 기쁜 듯한 얼굴을 했으므로.

그러니까, 이제 그렇게 통보를 하면, 프레노스가 할 일은 별 거 없었다. 귀찮은 일은 그가 도맡아 했으므로.

프레노스가 할 일은 그저, 그 따뜻한 존재에게 붙어서 그의 질문에 답만 해주면 되었다.

'이건 어때요?' '이렇게 할까하는데 프레노스 생각은 어때요?' 그런 질문들. 어련히 그는 제가 싫어할만한 것은 골라내줬기 때문에, 어려울 것도 없었다.

 

가장 문제는 이동이었지. 그래. 프레노스에게 세상은 자극으로 가득 차 있고, 자극은 언제나 고통이었으므로. 그렇지만 고통으로 가득차면 오히려 둔해졌다. 오히려 소리들이 잘 안 들리고, 머리는 멍하고, 붕 떠 있는 느낌. 그러니까 기억이 잘 안 난다. 기억나는 것은, 그래. 제 손을 꼭 잡고 있던 따뜻한 손 뿐이었다.

 

꽤 고생 끝에 이국의 땅에 도착했다. 여전히 주변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 전보다 밀도는 낮다.

프레노스는 제 동거인에게 찰싹 붙어서 떨어지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별을 보는 것 말고는 볼 일이 없다. 귀찮은 일은 그가 다 처리해줄테니, 그가 저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이렇게 있어주는 게 낫다.

 

그러니까, 일련의 과정들은 전부 흐릿하다. 떠올릴 수 있는 건 지금도 제 손을 꼭 잡고 있는 손이 따뜻하다는 것 뿐이다. 그래도 목적은 잃지 않았다. 별. 별을 보러 여기까지 온 거다.

초원은 사람이 거의 없다. 밤 하늘은 어둡다. 어둡지만, 밝다. 그래.

 

그제서야 선명하다.

 

그제서야 제가 땅을 밟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하늘은 넓고, 사람은 거의 없다.

수없이 많은 별들이 하늘에서 빛나고 있다. 그것은 광활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인간이란 얼마나 하찮은가. 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

그만큼 내 문제도, 내 힘듬도, 내 고통도, 내 어려움도,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

 

지금 이 순간에서야, 자유롭다.

 

프레노스는 자신의 손을 꼭 잡은 따뜻함을 느꼈다. 그렇다. 그것은 고통으로 가득찬 세계에서 드물게 고통스럽지 않은 것이었으므로. 프레노스는 그게 싫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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